대학수능 시험을 보는 날도 아닌데....
3년째 이어지는 김장 추위가 우리를 긴장하게 합니다.
몇 번의 반복으로 대응할 준비(?)가 잘되어 있어 당황하지는 않았지만
시골에서 배추와 야채를 뽑고 다듬고 절이는 수고를 하는 재규친구가 애를 많이 썼습니다.
매년 그렇듯이 이 날도 새벽 일찍 일어나 차에 시동을 걸고
배추와 야채 생산지인 궁평항 근처의 재규친구집을 향해 아침을 열었습니다.
9시 30분까지 효주네 집으로 김장재료를 도착시키고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전달을 해야 비로소 김장이 시작되지요.
날이 추워지면서 행락객들이 많이 줄어 도로는 한산했습니다.
약속시간 보다 살짝 늦은 7시 40분에 도착을 하니 친구 어머니께서 아침상을 차려주시네요.
바지락무우국은 환상적인 맛이었습니다.
시원 달콤 쫄깃 따끈한 국이 아침 속을 달래주면서 싱싱한 야채로 밥상을 점령한 반찬에 한그릇 반을 비우고 나니
머릿속이 둥둥 떠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지난해에 맛나게 먹었던 기대에 부풀어 있던 저의 마음을 어머니께서 이미 알고 계셨나봅니다. 하하..
준비된 각종 야채(배추, 무, 갓, 대파, 쪽파, 삭힌고추, 시금치, 소금)와 재료들을
승용차 2대에 나누어 싣고 따뜻하게 부른 배를 만지며 9시 10분에 효주네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선애와 미영이 성숙이는 이미 도착하여 수다를 떨고 있고 낯선 한분이 계셔서 인사를 나누니 아시아나항공의 봉사팀에서 도와주러 오셨더군요.
선애가 준비한 모닝커피(다낭에서 공수해 온 루왁)와 홍삼차를 마시고 있으니
선배부부와 각시가 뒤따라 도착을 하여 드디어 김장 시작 준비가 끝났습니다.
며칠 전부터 젓국을 끓이고 고춧가루도 주문하고 장에 가서 김장 재료를 준비하는 착한 안식구를 보면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효주네 아이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김치의 소모가 줄 것이라 생각하고 배추의 양을 줄이고 동치미를 많이 담으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배추 크기가 예년보다는 작고 후원해주는 친구들에게 김장김치 맛도 보여주고 고맙다는 표시도 할 겸 당초 80포기보다 많은 100포기를 담갔습니다.
동치미도 2항아리 정도 양으로 푸짐하게 담갔답니다.
수년을 같이 김장을 했던 멤버들이라 각자가 해야 할 일을 다 잘 알고 있습니다.
씻고 깍고 자르고 섞고 버무리고 나누고 바르고...
이미 여러차례 손을 맞추어 본 친구들이라 눈빛으로 모든게 통합니다.
각종 채소와 양념용 야채들을 정성들여 가꾼 재규친구의 땀과
사랑을 담은 손길로 김장을 담그는 친구들의 몸짓에서 다 버무리기도 전에 김치 맛이 전해집니다.
한해동안 이 김치를 먹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모두들 한마음으로 즐겁기만 합니다.
손도 입도 빠르고 수녀님과 아이들의 도움으로 세시도 되기 전에 김장이 마무리 되었답니다.
점심 식사 때 먹은 수육보쌈과 겉절이와 생굴, 시금치나물, 묵은지의 환상적인 맛은 베둘레햄의 공포를 잊을 만큼 맛났고요...
일년에 한번 허용되는 막걸리 반주 맛은 색다른 기쁨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치미를 전문가 재규친구의 손을 빌려 2통을 담그면서 몇가지 주의사항을 수녀님께 당부를 드리며 김장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우리의 활동을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그 분들에게 김치 몇포기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습니다.
흔쾌히 도움을 주신....
현숙, 연순, 영미, 승희, 윤숙, 지영, 영기, 재규, 연희. 미성.....
모두 모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땀이 배인 귀한 후원금을 헛되이 사용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겠습니다.
매달마다 함께 모여 이 활동을 이어가는 친구들과 선배님께도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해오며 어느새 가족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번이라도 거르면 오랜 시간을 못 본듯 안부가 궁금해지고 sns로 라도 소식을 들어야 하는 소중한 관계가 되었네요.
정이 많은 선애, 푸근하고 여유로운 미영, 늘 유쾌하고 기운 센 성숙, 늘 김치반찬을 도맡아 담가주시고 매달 라면과 김장때마다 찹쌀죽을 2통씩 해주시는 존경하는 선배님부부 그리고 저의 착한 옆지기....그리고 매달 도움을 주는 현숙... 그저 고맙습니다.
우리의 김장행사에 중요한 축을 지켜주는 맥가이버 친구 재규와 어머님...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저와 이 활동을 함께하다 개인사정으로 떠나고 이제는 금전적, 물질적인 후원으로 대신하는 좋은 친구들이 있어 오랫동안 이 활동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또한 이 모두가 함께 해주는 뜨락의 친구들과 주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루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친구들의 도움과 관심이 큰 힘이 되어 우리 효주네 아이들에게 최상의 김장을 해줄 수가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활동이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드립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친구들과 주위 분들께 김치 한포기라고 전하고 싶지만 마음만 전하는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해를 구합니다.
이제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내려가는 계절이 왔습니다.
포항의 지진 피해를 입으신 분들 그리고 방황하는 많은 이들에게 따스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다음 봉사일은 12월 넷째주 토요일입니다.... 12월 23일
<오늘의 메뉴>
1. 김장 김치
2. 동치미
3. 수육보쌈
4. 시금치나물
5. 겉절이
6. 멸치볶음
7. 장조림
8. 황새기젓갈
* 수고하신 분들 *
1. 선애 (스카이)
2. 미영 (가을이)
3. 성숙 (크리스탈)
4. 송용식선배부부
5. 선욱부부
6. 아시아나 봉사팀 1명
7. 재규 (다른친구)
8. 수녀님과 공주들....
* 김장 재료* (배추김치 와 동치미)
1.배추 2.무우 3.멸치젓 및 액젓 5.새우젓 6.생강 7.청각 8.찹쌀죽 9.대파
10.쪽파 11.생굴 12.삭힌고추 13.마늘 14.양파 15.시금치 16.갓 17.고추가루 18.소금 19.당근
20.매실액기스 21 .사이다 22.참기름............ 여기까지 기억하고요. 틀릴 수도 있습니다.(무우씻느라 바빴거든요....하하)
그리고 수육과 막걸리
* 김장 후원금 수입 내용
1. 선애(스카이) : 100.000
2. 승희(설록차) : 100.000
3. 영미(냉이) : 100,000
4. 치영(지영) : 100.000
5. 연희(하얀꽃) : 200,000
6. 현숙(동백) : 50.000
7. 영기(버터링) : 50.000
8. 연순(여정) : 200.000, 돈육 5Kg, 생굴 5Kg.
9. 선욱(순돌이) : 300.000
10. 미영(가을이) : 100.000
11. 선배(봉사자) : 50.000 찹쌀죽(김장용)2통
12. 재규(다른친구) : 100.000
13. 윤숙(다른친구) : 500.000
14. 미성(소리) : 100,000
15. 회 비 : 30,000
----------------------------------------------
- 합계 : 2,080.000
* 기타 : 귤 1박스
* 지 출
- 절인배추, 무우 외 부속야채 : 400,000원
- 돈육(장조림) : 38,000원
- 잡화류: 62,140원
- 커피믹스 : 13,500원
- 고춧가루(6kg) : 130,000원
- 택배비 : 10,000원
- 멸치젓갈 : 40,000원
지 출 계: 693,640원
* 전월 잔고 : 910,370원
* 금월 수입 : 2,080,000원 잔 고 계 : 2,990,370원
* 정 산 : 2,990,370 - 693,640= -----------> 금월 잔고 총액 : 2,296,730원
* 후원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정직하고 바르게 사용하겠습니다.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년의 1월... 효주아녜스집에 다녀온 이야기~! (0) | 2018.01.31 |
---|---|
성탄절을 앞두고 효주아녜스 집을 다녀왔습니다.... (0) | 2017.12.25 |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효주네 공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0) | 2017.10.30 |
선선한 지난 주말에 효주네 공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9월 23일) (0) | 2017.09.27 |
8월 26일 토요일에 다녀온 효주네 집~! (0) | 2017.08.28 |